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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노트] 바쁜 애인, 연락 기다리는 게 힘든 이유 - 1편 본문
이 연락 기다림 편을 적게 된 이유는 내가 여태까지의 연애에서 제일 고생했던 문제가 바로 연락 문제였기 때문이다. 정말 이건 안 맞으면 답이 없다. 이번 포스팅은 칼럼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던 예전 글과 달리 내 경험을 풀어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나는 원래 연락이 별로 필요 없는 사람이다. 일상공유? 필요 없다. 친구랑 연락하는 것도 그렇게 빈번하지 않다. 카톡 들어가는 것도 귀찮아서 해야 할 일 목록에 추가해야 들어가서 단체 채팅방과 개인 채팅방을 하루나 이틀에 한 번씩 도는 게 나의 루틴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연애할 때 연락으로 서운해할 일이 정말 없을 줄 알았다. 미친듯이 바쁜 애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사람도 하루종일 폰을 못 보는 경우가 발생하는 직업이었고, 그 이유도 납득이 되는 사람이었다. 나라도 진짜 연락 못 하겠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연애 초기 때와 상황도 바뀌어서 더 바빠지고 더욱 책임감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내가 이해해야겠다 싶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지기반이 되어주는 것도 연인의 역할이니까. 나는 애인에게 안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연락이 오지 않은 지 12시간이 넘어갔을 때쯤,
나는 뭔가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락두절이 18시간이 넘어가는 날이 생길 때,
얘는 나랑 연애하기 싫은가? 라는 생각과 함께 분노와 슬픔이 치밀었다.
왜 나는 그런 기분을 느꼈을까? 바로 이 바쁜 남자친구 여자친구들. 자기 일로 너무 바빠서 연락이 안될 뿐만 아니라 나를 후순위로 밀었다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건 참 자존심 상하고 사람 비참해지는 일이다. 나는 기본적인 것을 바라기만 할 뿐인데 마치 내가 집착하는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니까.
바쁜 애인이 왜 나쁜 놈들인지 아래에 이유를 나열해 본다.
1. 나를 신경쓰지 못하는 이유가 이미 준비되어 있다.
2.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나는 관념적으로 나쁜 애인이 된다.
3. 연락이 안 되는 것뿐만이 아니다. 피로해서 늘어나는 잠, 그리고 애인이 바빠서 못한 부수적인 일상 활동(은행가기, 6개월 만에 만나는 친구 등)으로 내 순위가 밀리는 것까지 이해해줘야 한다.
저기서 더 나아가면 형식적이고 뚝뚝 끊어지는, 정성과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 대화가 되거나 나중에는 기다리는 배려에 감사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바쁜 연인에게 원하는 것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필요한 건 빈번한 연락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가볍게 만나는 사이라면 고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애인이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노력하면서 바쁜 것을 충분히 응원해주고 있는 힘껏 지지해주고 싶다.
단지 연인 사이니까 사랑하고 이어져 있는 기분과 확신, 그리고 안정감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친밀한 사이에서 으례 일어나는 기본적인 소통, 형식적이지 않으며 일상과 기분을 물어보고 애정을 느끼게 해 주는 대화 정도면 충분하다. 혹시라도 더욱 부족하게 느끼게 했으면 가끔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애정을 채워주고 가면 된다. 긴 시간이 아니라도 된다. 우리는 모두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란 걸 가지고 있으니까.
근데 이걸 이해도 못하고 제대로 수행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서운함을 얘기하게 되는 건 당신이 그저 확신을 주지 못한 것뿐인데 그것을 압박감으로 느끼고 도망가거나 관계를 끊어 버리곤 한다. 이들에게는 당신이 참은 시간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자신의 바쁨만이 머릿속에 가득차 있는 것이다. 애초에 당신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이니 그냥 버려 버리도록.
심리노트 연락 편 2편 포스팅에서는 '기다릴 때 느끼는 심리'를 구체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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